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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TEX 이적 후 첫 패배 슈어저, 통산 3344K…니크로 넘었다

오른손 투수 맥스 슈어저(39·텍사스 레인저스)가 메이저리그(MLB) 통산 탈삼진 11위로 올라섰다.슈어저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3과 3분의 2이닝 3피안타 3볼넷 3실점하며 부진했다. 팀이 2-6으로 패하면서 시즌 5패(12승)째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3.67에서 3.77로 소폭 상승했다. 텍사스 이적 후 성적은 3승 1패 평균자책점 2.66이다. 밀워키전에 앞서 3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80으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밀워키전에서 흔들렸다.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다. 삼진 4개를 추가, 개인 통산 탈삼진을 3344개(2813과 3분의 1이닝)까지 늘려 필 니크로(3342개·5008과 3분의 1이닝)를 제치고 MLB 통산 탈삼진 11위로 도약했다. 부문 역대 10위 그렉 매덕스(3371개)와의 격차를 좁혀 시즌 내 톱10 진입을 노리게 됐다. 슈어저는 팀 패배 때문인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난 이기기 위해 여기 있다"며 "이정표를 세우러 온 건 아니다. 업적을 달성하기 위해 여기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슈어저는 MLB 16년 차 베테랑이다. 통산 성적은 213승 107패 평균자책점 3.14. 통산 9이닝당 탈삼진 10.7개로 두 자릿수다.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뛴 2018년에는 시즌 300탈삼진을 달성하기도 했다. 역대 MLB 통산 탈삼진 1위는 놀란 라이언(5714개)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8.21 15:43
메이저리그

빅리그 20년 차 베테랑···1000명의 다른 타자로 K, 역대 5호

오른손 투수 잭 그레인키(40·캔자스시티 로열스)가 이색 탈삼진 기록을 세웠다.그레인키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승패 잆이 물러났고 팀은 3-4로 패했지만, 성과가 없었던 건 아니다.5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조이 위머를 루킹 삼진 처리했다. 그레인키의 개인 통산 2914번째 탈삼진.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그레인키가 역대 5번째로 1000명의 다른 타자를 상대로 삼진을 뽑아낸 투수가 됐다'고 전했다.이 기록은 과거 놀란 라이언, 랜디 존슨, 그렉 매덕스와 로저 클레멘스만 달성했다. 삼진 잡는 능력에 꾸준함까지 겸비해야 세울 수 있는 이정표. 그레인키는 전성기 때보다 삼진 개수가 크게 줄었지만, 올해 빅리그 20년 차 베테랑이다. 매트 콰트라로 캔자스시티 감독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1000명은 그냥 숫자에 불과하지만, 20년 동안 얼마나 많은 선수가 이 기록을 세웠는지 생각해 보면 정말 놀랍다"고 감탄했다. 포수 살바도르 페레스는 "그레인키가 커리어를 마친 뒤 명예의 전당에 오를 거라는 걸 알고 있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선수를 팀 동료로 매일 볼 수 있다는 사실에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다"며 "우리 모두 자랑스러워해야 할 일이다. 주변에 명예의 전당 회원이 있다는 사실에 모두 행복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레인키의 통산 성적은 224승 145패 평균자책점 3.45이다. 2009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통산 올스타 선정 6회, 골드글러브 6회, 실버슬러거 2회를 비롯해 탄탄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올 시즌 성적은 1승 4패 평균자책점 5.01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5.14 18:15
메이저리그

[레인보우 리포트] 2022년 나타난 '낭만 에이스' 샌디 알칸타라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샌디 알칸타라(27·마이애미 말린스)는 태생적 '이닝 이터'에 가까운 선수다. 그는 지난 2013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 자격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 미국에 발을 디뎠다. 2017시즌 종료 후, 마이애미의 거포 마르셀 오즈나(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세인트루이스는 마이너리그 유망주였던 알칸타라 등을 대가로 지불했다. 그렇게 알칸타라와 마이애미의 인연이 시작됐다. 마이애미에서 성장한 알칸타라는 메이저리그(MLB) 선발 투수로 꽃을 피웠다. 이적 후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하게 선발 수업을 받았던 알칸타라는 드디어 2019년 풀타임 빅리거가 됐다. 첫 시즌부터 이닝 소화력이 남달랐다. 2019년 32경기에 선발 등판한 그는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했다. 에이스라 부르기엔 조금 부족했지만, 무려 197과 3분의 1이닝을 던졌고 첫 올스타로도 선정됐다. 2020년 단축 시즌을 거쳐 지난해 두 번째 풀타임 시즌을 맞이한 그는 205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해냈다. 평균자책점(3.19)도 향상됐다. 올 시즌 그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의 선두 주자다. 27일(한국시간) 기준 20경기 동안 알칸타라는 144와 3분의 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81(MLB 2위, 내셔널리그 1위)을 기록 중이다. 주목할 건 역시 이닝이다. 알칸타라가 던진 144와 3분의 1이닝은 MLB 전체 1위 기록이다. 2위 애런 놀라(필라델피아 필리스·126과 3분의 2이닝)와 17과 3분의 2이닝을 더 던졌다. 경기당 투구 이닝이 7과 3분의 2이닝에 달한다. 시즌 230이닝을 향해 질주 중이다. 그의 페이스는 현대 야구의 추세와 정반대에 있다. 알칸타라의 질주는 바로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코빈 번스(밀워키 브루어스)의 사례와도 정확히 반대 지점에 있다. 번스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 등으로 인해 규정 이닝(162이닝)을 간신히 넘긴 167이닝만 소화했다. 대신 탈삼진이 많고, 볼넷은 적었다. 뛰어난 세이버 메트릭스 지표 덕분에 그는 투표인단의 지지를 받았다. 번스는 그해 투표에서 200이닝·200탈삼진을 기록했던 잭 휠러(필라델피아)를 제쳤다. 최근 몇 년 간 불펜 야구의 대두로 현대 야구에서는 과거 랜디 존슨, 그렉 매덕스로 대표되던 완투형 에이스가 주는 '낭만'이 사라지고 있었다. 알칸타라의 이닝 이팅이 그래서 반갑다. 알칸타라의 이닝 소화 비결은 뭘까? 바로 땅볼 유도다. 알칸타라의 삼진 비율(24.3%)은 높지 않다. ‘닥터 K’의 상징인 빠른 공을 가졌지만, 삼진보다 땅볼을 더 많이 유도해 효과적으로 아웃 카운트를 잡는 타입이다. 올 시즌 그의 땅볼 타구 비율은 56.5%(팬그래프 기준)에 달했다. 또 발사 각도와 타구 속도 및 볼넷과 삼진을 바탕으로 한 xwOBA(기대 가중 출루율) 등 여러 기대 스탯에서 리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타자들이 어퍼 스윙으로 장타를 노리는 시대에서 그는 땅볼과 약한 타구를 끌어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땅볼 전문가' 알칸타라를 설명하려면 구종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알칸타라의 구종은 비율과 임무를 정확하게 나눠 타자들을 잡아낸다. 알칸타라의 직구(포심 패스트볼) 평균 스피드는 시속 97.9마일에 달한다. 빠른 직구를 가지고 있지만, 직구만 던지지는 않는다. MLB 공식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 기준으로 올 시즌 그의 직구, 슬라이더, 싱커(싱킹 패스트볼), 체인지업의 구사 비율이 각각 25%에 가까웠다. 타자들은 한 가지 구종만 노려서는 알칸타라를 공략하기는 힘들다. 심지어 싱커는 직구 스피드와 거의 같은 평균 97.6마일을 기록, 타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알칸타라의 싱커와 체인지업은 역할이 달랐다. 우투수인 그는 싱커를 좌타자 상대로 13.8%, 우타자에게 39.7% 비율로 던졌다. 좌타자에게는 체인지업(35.7%)을 더 많이 던졌다. 타자별로 다른 구종을 던지며 유도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올 시즌 알칸타라는 좌·우타자 상대 땅볼 비율은 55%, 58.7%로 고르게 높다. 최근 수년 간 강속구와 삼진, 적은 이닝을 던지는 유형의 에이스가 지배하던 MLB에서 '완투형 땅볼 에이스' 알칸타라는 독특하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은 실점을 억제하며 최고의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투수의 역할이 분업화하는 시대에서 알칸타라는 존재만으로도 '살아있는 낭만'에 가깝다. 경기가 아직 많이 남았지만, 지금의 활약만으로도 그에게 찬사를 보내는 이유다. 순재범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경상국립대학교 정보통계학과) 2022.07.28 09:24
야구

포수 나종덕→투수 나균안 "롯데 팬들 기립박수 소름 끼쳤죠"

타자 뒤에 서다 앞에 서니 야구 인생이 바뀌었다. 롯데 자이언츠 포수 나종덕에서 변신한 투수 나균안이 활짝 날개를 펼쳤다.지난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6으로 뒤진 6회 초 나균안이 마운드를 내려가자 롯데 팬들이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팀은 크게 뒤졌지만, 멋진 투구를 했기 때문이다.선발 이승헌이 1회에만 4실점해 급하게 나선 나균안은 6회 2사까지 5이닝 5피안타 2실점했다. 최고 시속 145㎞의 포심패스트볼과 컷패스트볼, 포크볼을 섞어 개인 최다인 10개의 탈삼진을 잡았다.열흘이 지났지만 나균안은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그는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박수를 보내주셨다. 소름끼쳤다. 그런 환호를 오랜만에 받아서 정말 기분좋았다. 경기 끝나고도 여운이 오래 가더라. 가족들도 굉장히 좋아했다"고 말했다.나균안은 "롯데 팬들이라 그런 환호가 가능했다. 우리 선수들도 관중 입장과 육성 응원이 돼 힘을 많이 받는다. 지고 있어도 팀 분위기가 팬들 덕분에 뜨겁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몇 년 전까지 그는 환호보다 비난을 더 많이 받는 선수였다. 2017년 마산용마고를 졸업한 그는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단했다. 당시 포지션은 포수. 2014년 1년 선배 김민우(한화 이글스)와 함께 노히트노런을 만들었고, 청소년 대표로도 활약한 대형 유망주였다.때마침 주전포수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면서 나종덕은 프로 2년차 때부터 1군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2년간 팀내 포수 중 가장 많은 128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까지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나균안은 "잘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 기간이 길어서 힘들었다"며 "첫 해엔 '괜찮아지겠지'란 마음이었지만 나중엔 야구장에 나오는 것조차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가끔 기사 댓글을 봤는데, 상처받진 않았다. 가족에 대한 비방이 있을 땐 가슴 아팠지만, 현실이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2020년 투수가 됐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왼손목 골절 부상을 입은 나균안에게 전향을 권했다. 중학 시절까지 투수를 한 적이 있지만, 포수가 천직이라 생각한 나균안은 아쉬웠지만 받아들였다. 1년 동안 2군에서 투수와 포수를 함께 했다. 이름도 '종덕'에서 '균안'으로 바꿨다. 개간할 균(畇)자에 기러기 안(雁)자. 노력한 만큼 더 높이 오르라는 의미였다.지난해 나균안은 포수 미트를 내려놓았다. 1군에서 투수로 경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제구력을 끌어올리면서 지난해 5월 1군 데뷔전을 치렀고, 6월엔 선발로 나와 데뷔 첫 승까지 거뒀다. 2020년 결혼한 그는 11월엔 딸 리율까지 얻었다. 연봉도 4300만원에서 5800만원으로 인상됐다.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고 다짐한 나균안은 더 강해졌다. 아직 세 경기만 치렀지만 7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15개나 잡았다. 아웃카운트 3분의 2 이상이 삼진이다. 임경완 롯데 불펜코치는 "빠른공 구속이 지난해보다 2~3㎞ 향상됐다. 그러면서 포크볼의 위력도 좋아졌다. 타자들 입장에선 배트가 따라나갈 수 밖에 없게 됐다"고 했다.지난 14일 광주 KIA전도 뜻깊었다. 딸의 육아를 도와주는 장인, 장모님 앞에서 1과 3분의 2이닝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나균안은 "부모님과 처가 식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아직 딸이 어린데 제가 야구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신다"고 했다.메이저리그 현역 최다 세이브를 거둔 켄리 잰슨(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KT 위즈 김재윤도 포수에서 전향한 사례다. 둘은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나종덕은 다양한 구종을 앞세운 '기교파'에 가깝다. 임경완 코치는 "포수 출신인데도 손재주가 좋아 투수 입문 2년 만에 다양한 변화구를 익혔다. 포수로서 경험 덕분에 타자 심리도 잘 읽고, 영리하다"고 했다. 사실 포수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지운 건 아니다. 나균안은 "투수를 하겠다고 말했을 때도 미련이 있었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평생 해왔던 포지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 내 포지션은 투수고, 1군에서 팀에 도움이 되어야 하니까 그런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고 했다. 팬들은 제구력이 좋은 그를 '나덕스(나종덕+그렉 매덕스)'라고 칭찬하기도 한다. 잰슨과 합친 '종덕 잰슨'이란 별명도 있다. 하지만 나종덕이 가장 좋아하는 건 '나균덕'이다. 투수 균안과 포수 종덕이 합쳐진 이름이다. 나균안은 "나덕스보다는 친근감 있고 듣기 좋다. 팀원들도 균덕이라고 자주 부른다. 선배님들이 급하게 포수가 없는 상황이 되면, 나종덕으로 유니폼 갈아입고 나가라는 동담도 하신다"고 웃었다. 나균안의 야구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아직 그에게는 이루고 싶은 꿈이 더 많다. 더 많이 마운드에 오르고, 기회가 된다면 태극 마크도 달고 싶다. 나균안은 "아직은 완벽한 1군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루하루가 소중하다"고 했다.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2.04.20 10:54
야구

꼼수 없는 첫 우승 vs 21세기 첫 우승

‘폴 클래식(Fall Classic)’의 시간이 왔다.올 시즌 세계 최고 야구팀을 가리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 4선승제)가 27일 오전 9시(한국시간)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막을 올린다. 우승컵을 놓고 맞붙을 상대는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내셔널리그(NL) 챔피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이번 WS는 두 팀 모두에게 남다른 사연이 있다.휴스턴은 AL 디비전시리즈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각각 꺾고 WS행 티켓을 따냈다. 2017년과 2019년에 이어 최근 5년 동안 세 차례 WS에 진출했다.올해는 꼭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휴스턴은 2017년 WS에서 LA 다저스를 꺾고 창단 55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했다. 하지만 2년 뒤인 2019년 11월, 한 선수가 “휴스턴이 홈 경기에서 카메라와 전자기기, 쓰레기통 등을 이용해 상대 팀 포수 사인을 훔쳐 우승까지 했다”고 폭로해 큰 오점이 남았다. 그 일로 제프 르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이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고 해임됐다. 창단 후 최고의 성과가 최악의 불명예로 뒤바뀌었다.한동안 휴스턴은 모든 구장에서 상대 팀 관중의 야유와 비난에 시달렸다. 그때나 지금이나 휴스턴의 주축 멤버로 뛰고 있는 호세 알투베, 카를로스 코레아 등도 끊임없는 조롱을 받았다. ‘사인 훔치기’ 적발 후 처음 나서는 이번 WS가 그들에게는 ‘흠집 없는’ 첫 우승과 명예회복의 기회다.휴스턴이 우승하면, ‘백전노장’ 더스티 베이커 감독도 묵은 한을 풀 수 있다. 베이커 감독은 2017년 워싱턴 내셔널스를 2년 연속 지구 우승으로 이끌고도 “큰 경기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해고됐다. 이후 야구계를 떠나 고향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다 지난해 1월 휴스턴 감독으로 깜짝 복귀했다. 72세인 그는 선수와 감독으로 53년간 MLB를 누볐지만, WS 우승은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이었던 2002년이 그의 마지막 WS 경험이었다.애틀랜타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88승(73패)을 올려 포스트시즌 진출 10개 팀 중 유일하게 90승을 넘기지 못했다. 그런데도 정규시즌 106승(전체 2위) 팀 다저스를 챔피언십시리즈에서 꺾고 WS에 오르는 반전 드라마를 썼다. 1999년 이후 첫 WS 출전이다.애틀랜타는 1990년대 최강팀이었다.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 존 스몰츠가 1993년부터 1999년까지 선발진에서 활약했다. 빅리그 역사상 최강으로 꼽히는 선발 트로이카를 앞세워 1996년 WS 우승도 일궜다. 하지만 2000년 스몰츠가 마무리 투수로 전환하고 2002년 글래빈, 2004년 매덕스가 차례로 팀을 떠나면서 하락세를 탔다. 결국 번번이 WS 입성에 실패했다.최근 애틀랜타는 다시 강팀으로 도약하면서 21세기 첫 우승을 꿈꾸고 있다. 지난 3년간 NL 동부지구를 3연패 했고, 작년 챔피언십시리즈 상대였던 다저스와 리턴 매치에서 1년 만에 설욕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3년 재계약한 브라이언 스니커 감독도 첫 WS 우승에 도전장을 내민다. NL 챔피언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에디 로사리오와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 프레디 프리먼 활약도 기대된다.양 팀은 1차전 선발로 프람베르 발데스(휴스턴)와 찰리 모턴(애틀랜타)을 각각 예고했다. 발데스는 보스턴과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 8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2승 2패로 팽팽했던 시리즈의 흐름을 휴스턴 쪽으로 가져온 일등공신이다. 가을 야구 경험이 풍부한 모턴은 2017년 휴스턴의 WS 우승 멤버로 활약한 인연이 있다. 4년 만에 과거의 동료들과 최후의 무대에서 만난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10.26 08:01
야구

[김식의 야구노트] 마쓰자카, 투혼의 시대와 함께 저물다

시속 116㎞.일본인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41·세이부)가 온몸을 쥐어짰다.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은 타자 몸쪽으로 힘없이 향했다. 그의 마지막 투구는 그답지 않았다. 타자 바깥쪽을 겨냥해 시속 156㎞ 강속구를 뿜어냈던 괴동(怪童)은 중년의 모습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지난 19일 일본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시에서 열린 마쓰자카의 은퇴경기 풍경이었다.그는 요코하마 고교 시절부터 전국적인 스타였다. 1998년 여름 고시엔 야구대회 준준결승에서 연장 17회까지 250개의 공을 던지며 완투했다. 이튿날 준결승전에서는 구원승, 다음날 결승전에서는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오사카 폭염 속에서 그는 사흘 동안 27이닝을 버텼다. 이 대회 6경기에서 그가 던진 공은 782개였다.일본인은 5000개 고교 팀이 벌이는 고시엔 열전을 프로야구 못지않게 사랑한다. 흑토 위에서 하얀 유니폼을 입고 온몸을 던진 마쓰자카는 고시엔의 상징이었다. 투혼으로 한계를 뛰어넘고 싶어 한, 세기말의 낭만이었다.1999년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에 입단한 그는 16승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하며 고졸 투수로는 33년 만에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해 5월 처음 상대한 당대 최고 타자 이치로 스즈키를 3연속 삼진으로 잡아낸 뒤 마쓰자카는 “자신감이 확신으로 바뀌었다”고 포효했다.마쓰자카의 등장은 일본의 사회현상이었다. 고교 시절부터 그와 경쟁하며 꿈을 키운 선수들을 ‘마쓰자카 세대’로 불렀다. 기성을 뛰어넘고, 세계 최고를 꿈꾼 일본의 에코 세대(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다.그즈음 마쓰자카는 한국에서도 경외와 공포의 대상이었다. 프로 선수들이 처음 참가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한국 야구는 드디어 그와 마주했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다. 마쓰자카는 한국과 예선전에서 1회 이승엽에게 투런포를 맞고 무너졌다. 나흘 후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이승엽에게 3연속 삼진을 빼앗았다. 그러다 8회 결승 2루타를 얻어맞고 펑펑 울었다.마쓰자카는 변화구도 잘 던졌다. 그러나 이승엽을 삼진으로 잡은 결정구도, 일격을 맞은 공도 직구였다. 1999년 54홈런을 터뜨리며 아시아 홈런 신기록(55홈런·1964년 오 사다하루)에 근접한 한국의 홈런타자를 힘으로 누르고 싶어 했다. 당시 이승엽은 “(공이 너무 빨라서) 어떻게 쳤는지 모르겠다”고 겸손하게 말했다.올림픽 이후에도 마쓰자카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괴물이었다. 8년 동안 거둔 승리(108승)나 탈삼진(1355개)보다 72번의 완투(완봉 18번)가 가장 그다운 기록이었다. 2006년 겨울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한 그를 잡기 위해 보스턴 레드삭스가 5111만 달러를 베팅해 협상권을 따냈다. 6년 총 연봉은 5200만 달러. 이적료까지 더해 마쓰자카를 데려오는 데 1억 달러(1170억원) 이상을 썼다. MLB 특급 투수를 영입할 수 있는 돈이었다.그때 마쓰자카는 그렉 매덕스 같은 제구를 가졌으면서 더 빠른 공을 던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험실에서만 존재한다는 자이로볼(총알처럼 진행 방향을 축으로 회전하는 공)이라는 마구도 던진다고 MLB에 소개됐다. 이치로에 이어 미국에 수출하는 일본 최고의 브랜드였다.마쓰자카는 2007년 15승, 2008년 18승을 거뒀다. 이후 4년간은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다. 공을 너무 많이 던지는 게 그의 문제였다. 완투가 투수의 목표라는 그의 생각은 미국에 가서도 변함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등판일 사이 불펜 피칭도 200개씩 했다. 구단이 말려도 마쓰자카는 “동양인과 서양인의 체격이 다른 만큼, 훈련법도 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깨는 쓰면 쓸수록 단련된다고 그는 믿었다.그러나 마쓰자카의 어깨는 다른 투수들처럼 쓰면 쓸수록 마모됐다. 서른 살도 되기 전에 그의 구속이 떨어졌다. 더불어 변화구의 위력도 감소했다. 그래도 마쓰자카는 투구 수 관리 같은 건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던지고 또 던졌다. 그는 2006년에 이어 2009년에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로 나갔다. 1라운드 한국전에서 1회 김태균에게 직구를 던지다 비거리 140m의 대형 홈런을 맞았지만, 첫 대회에 이어 2009년에도 일본의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젊은 시절 마쓰자카의 인기는 지금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 이상이었다. 일본의 자신감이 최고조일 때 탄생한 스타였기 때문이다. 그의 전성기는 불꽃처럼 화려했으나 짧았다. 2015년 일본으로 돌아와 소프트뱅크, 주니치, 세이부를 떠돌면서 마쓰자카는 한 번도 예전 같은 강속구를 던지지 못했다. 폼도 완전히 망가져 있었다. 말년에는 많은 연봉을 받고도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자 팬들의 비난도 많이 받았다.육체적으로 망가지고 정신적으로 지친 그는 결국 은퇴를 결심했다. 투지로 스스로를 불사른 마쓰자카의 마지막 공은 느리고 삐딱하게 흘렀다. 일본은 물론 한국·미국에서 여러 서사를 남긴 그의 야구 궤적은 이렇게 끝났다. 그는 “안티팬들에게도 감사한다”고 말했다.지금도 고시엔에서 많은 선수들이 큰 꿈을 꾼다. 이제 마쓰자카처럼 미련스러울 만큼 우직한 투수는 다시 나오기 어렵다. 까까머리 고교생들도 더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성공법을 찾고 있다. 마쓰자카 세대가 투혼의 시대와 함께 퇴장하고 있다. 김식 스포츠팀장 2021.10.2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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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후보 SD-LAD 제칠까...'역대급 선발진' MIL, 다크호스 등극

밀워키가 올 시즌 포스트시즌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미국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중부지구는 올 시즌 리그의 각축장 중 한 곳이다. 지구 우승 단골인 세인트루이스와 시카고 컵스는 물론 지난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밀워키도 지구 우승을 노리고 있다. 15일(한국시간) 현재 컵스와 밀워키가 38승 28패(승률 0.576)로 지구 선두고 신시내티(승률 0.516)와 세인트루이스(승률 0.500)가 뒤쫓는 중이다. 특히 밀워키의 페이스가 뜨겁다.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를 거뒀다. 비결은 투수진이다. 지난 3년간 트레버 호프먼상(내셔널리그 최고 구원투수상)을 독점한 조쉬 헤이더(27·2018, 2019 수상)와 데빈 윌리엄스(27·2020 수상)의 구원진도 위력적이지만, 선발진에는 리그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5일 “어느 팀도 가을에 만나고 싶지 않은 선발진이다”라며 밀워키 투수진의 성적을 소개했다. 특히 1~3선발인 브랜든 우드러프(28), 코빈 번스(27), 프레디 페랄타(25)의 존재감이 독보적이다. MLB.com은 “밀워키가 중부지구 4파전에서 살아남느냐는 이들 셋의 어깨에 달려있다”면서 “하지만 밀워키가 살아남는다면 이 셋은 나머지 내셔널리그 팀들이 만나고 싶지 않은 존재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세 명의 성적이 모두 압도적이다. 우드러프(1.52), 번스(2.13), 페랄타(2.25) 셋 모두 평균자책점 2.25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야구 기록을 소개하는 엘리아스 스포츠에 따르면 밀워키 3인방은 지난 40년 동안 시즌 첫 10경기 동안 각각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한 여섯 번째 선발 3인조다. 21세기로 한정한다면 오직 2014년 시카고 컵스의 제프 사마자(1.46), 카일 헨드릭스(2.02), 제이크 아리에타(2.05)와 2018년 휴스턴의 저스틴 벌랜더(1.05), 게릿 콜(1.86), 찰리 모튼(2.04)만이 달성한 바 있다. 20년을 더 되돌아가도 1985년 시카고 컵스,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3팀의 선발진만 이 기록을 이뤘다. 조정 평균자책점(ERA+)으로 봐도 독보적이다. 밀워키 3인방 중 ERA+가 가장 낮은 투수는 3선발 프레디 페랄타(ERA+ 183)다.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셋 모두 충분히 ERA+ 150 이상을 기대할 만하다. MLB.com은 “1913년 이후 1~3선발이 ERA+ 150 이상을 기록한 경우는 2017년 워싱턴, 2002년 보스턴, 1913년 시카고 화이트삭스뿐이다”라며 밀워키 선발진이 역사상 4번째 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밀워키 3인방은 탈삼진과 범타 유도 모두 뛰어났다. 번스 페랄타, 우드러프 셋은 리그 평균보다 25% 이상 높은 삼진율을 보인다. MLB.com에 따르면 1969년 마운드 높이를 낮춘 이후 이를 기록한 150이닝 이상 선발 3인조는 11팀에 불과하다. 매체는 “타자들에게 약한 타구를 끌어내는 것 역시 평균 이상이다”라며 “삼진과 약한 타구를 모두 포함했을 경우 스탯캐스트가 선정한 MLB 최고의 선발투수 10인에 이들 셋이 모두 들어간다”라고 소개했다. 안정성도 리그 최고 수준이다. MLB.com은 “밀워키 선발진은 5이닝 이상 1실점 이하, 1안타 이하 경기를 9회나 기록했는데 이는 다른 팀들(최대 5회)보다 2배 가까운 수준이다”라며 “9회는 2018년 애틀랜타, 2018년 탬파베이와 함께 역대 공동 1위 기록이다”라고 전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할 경우 밀워키 3인방의 효용은 극대화될 전망이다. 장기전 승률에서는 거액의 팀 연봉을 자랑하는 LA 다저스나 샌디에이고를 이기기 어렵지만, 최대 4인 선발로 운용하는 상황에서 압도적인 3인의 힘은 결정적이다. 매체는 1995년 애틀랜타가 그해 bWAR(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가 가장 높았던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 존 스몰츠 3인방으로 우승했다며 밀워키의 가을 활약을 예고했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6.1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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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SF 킬러’ 커쇼, 50번째 만남에서는 6이닝 5실점 굴욕

라이벌 팀 상대로 막강한 모습을 보여왔던 클레이튼 커쇼가 무너졌다. 커쇼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2피홈런) 3볼넷 6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팀은 4-5로 패배하면서 시즌 4패(7승)째를 떠안았다. 이날 전까지 커쇼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샌프란시스코에 가장 강한 투수였다. 커쇼의 통산 상대 전적은 49경기 평균자책점 1.79, 24승 13패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 1.79는 15경기 이상 등판한 투수 중 가장 낮은 기록이다. 단일팀 상대로 등판한 50경기 역시 대단한 기록이다. 이날 등판으로 커쇼는 1901년 이후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50회 이상 등판한 33번째 투수가 됐다. 최근 33년 동안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50경기 이상 등판한 투수는 그렉 매덕스(55회)뿐이다. 그러나 50번째 만남에서 웃은 건 커쇼가 아닌 샌프란시스코였다. 샌프란시스코는 1회부터 선취점으로 커쇼를 무너뜨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가져왔다. 1회 초 롱고리아의 땅볼, 듀본의 투런 홈런으로 3점을 선취한 샌프란시스코는 3회 초 슬래터의 1점 홈런, 4회 초 투수 가우스먼의 1타점 적시타까지 더하며 5-0까지 달아났다. 다저스가 뒤늦게 8, 9회 2점 홈런 두 방을 날리며 쫓아갔지만 결국 역전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날 커쇼가 기록한 샌프란시스코 상대 5실점은 커리어 2번째 기록이다. 2018년 9월 29일 5이닝 8피안타 5실점을 기록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당시 타선 폭발로 팀은 승리했지만, 이날은 타선이 뒤집지 못하면서 1패를 추가했다. 통산 상대 전적에서도 14번째 패배가 더해졌다. 한편 다저스는 전날 유리아스의 6실점에 이어 커쇼까지 5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시리즈를 샌프란시스코에 내줬다. 이전 샌프란시스코 시리즈 3경기를 싹쓸이했지만 홈 시리즈를 1승 3패로 내주면서 지구 상위 팀들과 게임 차만 커졌다. 31승 22패를 기록 중인 다저스는 2위 샌프란시스코에 3연패 하면서 2.5경기 차이까지 뒤처졌다. 선두 샌디에이고와 차이는 반게임 더 벌어진 3경기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5.3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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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BB 58K 신기록 기록한 코빈 번스…젠슨, 매덕스, 실링, 콜까지 넘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밀워키의 선발 투수 코빈 번스(26)가 무볼넷 탈삼진의 신기록을 세웠다. 번스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전에서 5이닝 5피안타 9탈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57로 소폭 상승했지만 종전에 이어가던 무볼넷 탈삼진의 신기록을 58개로 경신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득점 지원은 받지 못하면서 팀이 0-2로 패배해 시즌 3패(2승)째를 떠안았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올랐던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 후 첫 등판이다. 번스는 지난달 30일 코로나19 확진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바 있다. 번스는 이날 확진의 여파 없이 종전의 호투를 이어갔다. 그는 이날 전까지 0볼넷 49탈삼진으로 역대 선발투수 중 유일하게 개막 이후 무볼넷 최다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날 탈삼진 9개를 더하면서 번스는 다시 한번 새로운 기록을 쌓았다. 구원투수를 포함해도 시즌 무볼넷 최다 탈삼진 기록인 51개를 넘어섰다. 종전 기록은 2017년 켄리 젠슨의 51개였다. 번스는 2회 초 해리슨 베이더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무볼넷 52탈삼진으로 젠슨의 기록을 경신했다. 번스의 무볼넷 탈삼진 기록은 58개까지 이어졌다. 이날 9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시즌 58탈삼진에 도달한 번스는 이날 등판의 마지막 이닝인 5회 초 2사 상황에서 토미에드먼에게 볼넷을 내주며 대기록을 마쳤다. 58개는 시점과 상관없이 무볼넷 연속 탈삼진 최고 기록이다. 전날 게릿 콜이 세운 56개를 넘어섰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아담 맥컬비 밀워키 담당 기자는 “1893년 이후 무볼넷 탈삼진 신기록이 바뀌었다”며 “2001년 그렉 매덕스 53개, 2002년 커트 실링 56개, 2021년 게릿 콜 56개를 넘어 2021년 코빈번스가 58개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마운드와 타석의 거리가 18.44m로 고정된 1893년 이후 나온 전설적인 기록들을 번스가 넘어선 것이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5.14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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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영어] 매덕스는 무엇으로 '약물 타자'를 이겼나

메이저리그(MLB)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서 전성기를 보낸 그렉 매덕스(Greg Maddux)는 특별한 선수였다. 4년 연속(1992~95)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에 빛나는 그는 빅리그에서 5008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했다. 매덕스가 거둔 355승 중에서 완투승이 109번이었다. 그중 완봉승이 무려 35번. 이외에도 17년 연속 15승 이상과 14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던지는 등 그가 달성한 기록은 눈이 부실 정도다. 매덕스의 이런 기록이 더욱 더 대단한 이유는 MLB에 스테로이드 약물을 복용한 강타자들이 득실거리던 시대에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의 성공 비결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사람들은 흔히 스트라이크 존을 6개 구역으로 나눠서 던질 수 있었던 매덕스의 제구력 덕분이라고 말한다. 매덕스는 “I could probably throw harder if I wanted, but why(원하면 더 세게 던질 수 있지만, 왜 그래야 하죠)? When they're in a jam, a lot of pitchers…, try to throw harder(많은 투수가 위기에 몰렸을 때 더 세게 던지려고 합니다). Me, I try to locate better(저는 제구에 더 신경을 쓰죠).” Jam이란 단어는 야구에서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투수는 종종 타자 몸쪽에 바짝 붙는 공을 던진다. 이런 경우 타자는 배트에 공을 정확히 맞히는 스윙을 하기 어려운데, 이를 “The pitcher jammed the batter(hitter)”라고 표현한다. 주자가 스코어링 포지션에 나가 있는 상황에서 강타자가 나올 경우, 한마디로 투수가 위기에 몰렸을 경우에는 "The pitcher is in a jam."라고 말한다. 또는 모든 베이스에 주자가 있을 때도 “The bases are jammed(loaded, full)”라고 표현한다. 매덕스가 던지는 공의 위력은 대단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I try to do two things: locate my fastball and change speeds. That's it(저는 두 가지를 하려고 노력하죠. 직구를 제구하려 하고, 구속에 변화를 줍니다. 그게 다예요). I try to keep as simple as possible(가능한 한 단순하게 하려고 합니다).” ‘as simple as possible’은 ‘최대한 간단하게’라는 뜻이다. ‘as ~ as possible’은 ‘가능한 한 ~ 하게’로 널리 쓰이는 표현이다. 대표적인 예가 ‘as soon as possible(가능한 한 빨리)’인데, 흔히 이를 asap 혹은 ASAP로 줄여 쓴다. 발음하려면 asap를 단어처럼 읽어서 ‘에이셉’이라고 하거나, 알파벳 스펠링을 하나하나 그대로 읽어서 ‘에이 에스 에이 피’라고도 한다. 제구력 외에도 매덕스는 공의 스피드에 변화를 줘 타자를 상대했다. 즉 오프스피드 피치(off-speed pitch, 직구보다 느린 공을 의미)를 사용했다는 말이다. 오프스피드 피치는 크게 브레이킹 볼(breaking balls, 커브, 슬라이더 등)과 체인지업(changeups)으로 나누어진다. 매덕스는 부상 위험이 높은 브레이킹 볼은 거의 안 던졌다. 그는 대신 엄청난 무브먼트를 가진 변형된 직구인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원하는 곳에 던져 최고 투수의 자리에 올랐다. 이정우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1.04.1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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